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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정담

제주의 삶을 담은 소리, 달라도 너무 다른 제주의 소리
제주도(濟州道)에는 문화적으로 특이한 곳이 있다. 추자도(楸子島)다. 그런데 이곳은 제주 문화권이 아니다. 남도 문화권에 속한다. 제주어를 사용하지 않는 제주도민(濟州道民), 제주 민요를 모르는 제주도민, 제주 풍습을 모르는 제주도민이 바로 추자도민(楸子島民)이다. 그래서일까? 추자도는 제주도 소속이면서도 예외 취급을 받는 경우가 많다. 눈치 빠른 독자들은 ‘추자도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알 것이다. 한국에서의 제주도는 마치 제주도에서의 추자도와 닮아 있다. 제주도도 분명 한국에 속한다. 그러나 문화적으로 제주도는 육지와 너무나 다르다. 그래서일까? 제주도는 항상 예외 취급을 받아 왔다. 역사적으로 보면 예외 정도가 아니라 대놓고 차별과 배타를 당해 온 곳이 제주도다. 지금은 21세기다. 21세기를 대표하는 시대정신으로, 흔히 ‘다양성의 공존’을 꼽는다. 그렇기에 한 가지 색깔로 모든 것을 동일화(同一化)하는 것은, ‘다양성의 확장’이라는 생명과 문화의 진화 방향에 크게 어긋난다. 이런 동일화는 ‘동일성의 폭력’이 되어, ‘차이와 다름’을 ‘차별과 배타’로 변질시킨다. 한국의 제주도도, 제주도의 추자도도 그런 피해자들이다. ‘다양성의 공존’은 차이를 차별로 바꾸지 않는다. 차이는 생명의 기본 요소다. 차이의 만남 없이 생명성은 확장되지 않는다. 동일화는 죽음의 길이지만, 다양화는 생명의 길이 된다. 따라서 차이는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생명성의 확장을 위해 보존하고 전파해야 할 매우 소중한 자산이 된다. 이런 점에서 제주도 문화는 육지와 사뭇 다른, 바로 그 ‘다름’ 때문에 도리어 매우 소중한 문화로 인식되어야 한다. 이런 인식 전환이 온 국민 사이에 퍼질 때, 한국 문화는 더욱 생동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2024년 12월 호
공동체 문화가 담긴 충청도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