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2014.03 디지털 일기를 쓰자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 : 2014-03-03 조회수 : 2397
문화재 사진촬영 이야기 - 디지털 일기를 쓰자

‘일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여러 상황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다. 초등학교, 방학, 검사, 하루에 몰아쓰기 등 그렇게 매일 쓴 일기장들이 지금은 없다. 이사라도 갈라치면 어디선가 나타나 이삿짐 정리는 뒤로하고 어린 시절 친구들과 놀다온다. 디지털 시대, 이제는 일기를 영상으로 쓰자. 종이와 연필이 아닌 핸드폰과 디지털 카메라로 그날의 일들을 이미지 파일로 정리 하는 것이다.
내 주변의 일상사와 문화재 답사, 그날의 느낌들을 한 장의 사진이 아니라 10여장으로 영상 일기를 쓰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몇 가지 유념할 점이 있다.

첫 번째 카메라에 구속 되지 말자. 무겁거나 다루기 불편한 폼만 내는 카메라 보다는 쉽고 간편한 핸드폰으로도 충분하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위력은 카메라 시장뿐만 아니라 영상산업전반의 판도를 바꿨다. 요즘은 종종 핸드폰으로 찍어서 사진전을 하기도 한다.

두 번째 10여장 안팎의 사진들 속에는 기승전결 식의 이야기의 흐름이 있어야 한다. 일테면 문화재 답사 시 첫 장은 그날의 신문과 날씨, 다음 장은 이동 수단인 승용차·기차·버스, 다음 장은 도착지의 표지판과 입구, 다음은 오늘의 주 답사 유적, 다음은 나와 답사지 주변 풍광들, 마지막으로 답사지의 느낌을 이미지 사진으로 마무리 한다. 자세히 보면 육하원칙에 입각한 내용들이 다 포함 돼 있다

세 번째 다녀온 데이터들에 이름표를 달아 정리하고, 백업하기. 피곤해도 꼭 그날 데이터들은 컴퓨터와 DVD 등으로 백업해 놓아야 한다. 사라진 디지털 이미지들은 완전 복구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그렇게 만들어 놓은 영상 일기는 내 생을 정리할 나이가 되면 영상 아카이브에 기증하거나 자손들에게 물려주는 것이다. 아마 금전적인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선물일 것 이다. 그렇게 작업한 일기들은 그 어떤 단체나 기관에서 하지 못하는 사업이고, 인류 역사에 소중한 기록 유산이 될 것 이다.

어느 봄날의 부소산성
어느 봄날의 부소산성
좀 심신이 지쳐 있던 때 부소산성 태자길 쪽으로 산책을 했다. 목적지는 궁녀사. 
가벼운 걸음이었다. 날씨는 비온 뒤라 싱그러웠고 나무들은 제각기 때때옷을 갈아입고 있었다.

수종사 가을
수종사 가을
새벽녘에 도착한 사찰,앞마당 아래는 안개가 자욱했다.
좀 기웃거리고 나니 햇살이 안개를 몰아냈다.
산등성이 산 그림자가 말을 걸어오고 낙엽이 놀자고 한다.

섬진강 꽃구경
섬진강 꽃구경
집사람과 여행을? 낯설기도 하고 만감이 머리를 스친다.
결국 섬진강까지 길을 잘못 들었다. 왠지 익숙지 않게 시작 했다.
돌아오는 길 집사람 얼굴에서 봄 내음이 난다.

- 글˚서헌강 (문화재전문사진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