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식
국유정담
독창적인 유물이 많은 함흥력사박물관
함흥은 도시계획이 잘 돼 있어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는 북한 제2의 도시다. 이곳 함흥력사박 물관은 북한의 지방 박물관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박물관에는 함경남도 에서 출토된 5,000여 점의 유물이 소장돼 있다. 고조선시대부터 고구려, 발해 등 여러 시기 의 다종다양한 유물이 전시 중이다. 이러한 유물은 남쪽의 박물관에서도 흔히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 많고, 그 지역만의 특이하고 독창적인 것 또한 다수 있다.
1.
도깨비막새, 높이 36㎝(발해).
발해 미술의 조형적 독창성을 엿볼 수 있는 도깨비막새는
매우 귀중한 자료다.
2.
곱새기와, 길이 38㎝(발해).
이러한 형태의 곱새기와는 궁전이나 관청, 사찰의 지붕
내리마루의 처마 끝이나 용마루 양끝 장식에 쓰였다.
3.
세발솥, 높이 13㎝(발해).
솥의 크기는 매우 작아 1~2인분의 밥만 지을 수 있다.
4.
쇠보시기, 높이 8㎝(발해).
쇠보시기 유물을 통해 그 당시 철제 식기가 보편적으로
발달됐음을 알 수 있다.
5.
도깨비눈 수키와 막새, 직경 16㎝(고려).
고려 기와의 특징 중 하나는 도깨비눈(鬼目)이라 하여, 가운데에
볼록하게 공(半球)처럼 툭 튀어나온 원 문양을 중심으로
가장자리에 둥근 동심원이 여러 겹 반복되는 막새기와의 존재다.
6.
연꽃 수키와 막새, 직경 13.5㎝(고려).
고려 특유의 연꽃무늬 수키와 막새는 연꽃무늬가 작아지면서
중간에 불룩 튀어나온 원형 무늬가 강조되고, 그 외곽으로 8엽
겹연꽃무늬를 새겨 넣은 것이 특징이다.
발해의 유적과 유물
1.도깨비막새
2.곱새기와
3.세발솥
4.쇠보시기
고려의 기와
삼국시대 이후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달한 기와의 문양은 연꽃일 것이다. 삼국시대의 연꽃무늬 는 각 나라만의 독특한 조형성을 지녀 지역 양식을 강하게 반영한다. 고려의 연꽃기와는 지역적 으로 친연성이 있는 고구려와 발해의 양식적 계보를 잇고 있다. 이 연꽃막새의 중앙에 불룩 튀 어나온 원형의 도깨비눈은 발해 도깨비막새와 연관이 있으며, 외곽에 날카롭고 뾰족한 8엽의 겹연꽃무늬는 고구려에서 비롯해 발해를 거쳐 고려에 영향을 준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5.도깨비눈 수키와 막새
6.연꽃무늬 수키와 막새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했지만 아직 나라의 토대는 불안한 상태였다. 특히 ‘신하의 나라’를 꿈꾼 정도전은 이성계와 둘 째 부인인 강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나이 어린 방석 또는 방번을 다음 왕으로 옹립하려 했다. 이에 불만을 가진 첫째 부인 한씨 소생의 장성한 이방원이 왕자의 난을 일으켜 스스로 왕위에 오르자 이성계는 한양을 떠나 고향인 함흥으로 돌아가 버렸다. 이에 이방원은 사신들을 보내 아버지가 한양으로 돌아올 것을 권했다. 이렇듯 임금이 중요한 임무를 위해 파견하던 임시 벼슬이 차사(差使)다. 하지만 함흥으로 간 차사들은 모두 죽임을 당해 돌아오지 못했고, 이후 함흥 차사는 “심부름을 가서 오지 아니하거나 늦게 온 사람을 이르는 말”로 쓰이게 됐다. 이런 얘기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함흥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유적과 유물이 유독 많다. 이성계의 추억이 서린 함흥본궁과 그의 조상들이 묻 힌 시조왕릉, 그 밖에 함흥성·선화당·제월루 등 문화유적이 많아 꼭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다.
- 글. 사진. 장경희. 한서대학교 교수. 문화재위원 -